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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줄 알았던 회사 주식의 상장이 폐지될지도 모른다고?-1편


[제1편 : 상장이란?]




[사례 1] : 수백억 수퍼개미가 알고 보니, 다니던 회사를 위기로 몰아 놓은 횡령범이었다니…!!

몇 달 전 국내 굴지의 소재 전문 기업에 슈퍼 개미가 수백억원 규모의 주식을 취득하였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이후 손해를 얼마를 보았네, 다시 주가가 올라서 이익을 낸 것 같네 식의 후속 뉴스가 나왔는데, 실상을 알고보니 유명 임플란트 전문 기업에서 직원이 거액의 회사돈을 횡령하여 투자를 하였다가 실패한 후 남은 횡령금을 가족들 명의로 부동산, 현금이나 금 등으로 은닉을 시도한 사건임이 드러났고, 해당 직원 본인이 구속됨은 물론 가족들에게까지 화가 미쳐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횡령금의 전체 규모의 확인이 단 기간 내에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 전체 자본금에 비추어 막대한 액수의 횡령금을 회수하는 것이 불투명하다는 점 등이 문제되면서, 위 임플란트 전문 기업의 주식에 대한 거래는 정지되었고, 위 기업은 상장폐지실질심사를 받게 되어 상장 유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건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던 기업에 투자한 많은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을 위험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사례 2 ] : 신약개발로 밝은 미래가 눈앞에 보이던 기업이 하루 아침에 몰락하다니…!!

한때 신약개발 호재로 주가가 앙등했었던 어느 바이오 기업은 신약개발 임상 중단 이후 급격히 재무구조가 악화되었고 여기에 과거 경영진의 배임행위가 드러나면서 이미 지난해부터 상장폐지의 위험이 놓이고 말았습니다. 주주들은 상장유지를 위한 절박한 심정으로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여 급기야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해당 주주들을 상대로 집회금지가처분을 신청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해당 회사는 기존에 부여받은 1년의 개선기간에 더하여 최근에 추가로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아 당장에 상장이 폐지될 위기를 모면하였다고 합니다. 다만 6개월내에 상장폐지사유를 해소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사례는 상장폐지와 관련하여 최근에 주목을 받은 사례들입니다. 우리는 상장이라는 말 참 많이 사용하고, 쉽게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신흥 자산시장인 암호화폐 분야에서도 주식 등의 “상장”의 개념을 차용하여 사용하고 있으니 “상장”이라는 말은 점점 확대되어 가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상장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상장” 그건 계약이야 !



암호화폐 시장을 제외한 전통적인 상장의 개념을 이야기한다면, 주식이나 사채 등 유가증권을 거래소의 거래 특정주로 정하는 것(즉, 거래소 시장의 매매거래 대상이 되는 자격을 부여받는 것)을 바로 상장이라고 합니다. 상장과 유사한 용어로 ‘기업공개’(IPO[1])가 있는데, 기업공개는 “일반적으로 개인이나 가족 등 소수의 주주에 의해 폐쇄 적으로 경영되던 기업의 주식을 다수의 대중에게 분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정한 기준(상장기준)을 충족하는 증권에 대하여 유가증권시장에서 집단적으로 거래될 수 있도록 하는 상장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라고 할 것입니다.

[1] initial public offering의 약어입니다.


기업공개가 발행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을 위한 것이라면, 상장은 발행 이후의 단계인 유통시장에서의 유가증권의 원활한 유통과 공정한 가격 형성을 위한 것이라고 구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상장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주간사회사와의 계약에 의하여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주식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럼 상장의 개념에 등장하는 거래소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봅시다. 우리나라의 주식 거래소는 한국거래소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에서는 주식이나 사채 등 유가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는 바로 한국거래소를 지칭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에 따라 자본금 1,000억원 이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인데, 현재 주주는 40개 법인으로 각각 0.07%~5%의 지분을 갖는 증권회사 및 선물회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라는 명칭으로 2005년 1월에 출범하였으나,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고 합니다)에 맞게 2009년에 한국거래소로 명칭을 변경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과 자본시장법은 증권선물관련법령이나 자본시장법이 특별히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상법 중 주식회사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개장한 것이 1950년대의 일인데, 한국거래소는 2005년 1월에 설립되었다고 하니 말입니다.


사실은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가 설립되어 주식시장을 운영하다가 이후 한국증권거래소로 명칭을 변경하고 1962년 4월 주식회사의 형태로 조직을 변경하였습니다만, 이후 1965년에 정부가 출자하여 공영체제로 변경되어 2005년 1월까지 존속하였습니다.

정부의 공영체제로 운영되었으니 상장이라는 법률관계에 공법적인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합니다.


게다가 공영체제가 종료된 이후에도 정부가 2009. 2.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거래소를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으로 지정한 결과, 한국거래소는 자본시장법과 상법에 우선하여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게 되어 대표자인 이사장과 상임이사는 대통령 또는 주무 장관이임명하게 되었고, 기타기관 운영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공적 규제를 받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배경 때문에 상장의 법적 성격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한국거래소는 주식회사로 설립된 사적(私的)인 경제주체입니다. 한편 또한 한국거래소에 주권을 상장하는 기업 역시 주식회사이므로 결국 상장은 주식회사 사이의 법률관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 결국 상장은 사인간의 계약관계로 이해할 여지가 큰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 대법원도 유가증권시장에 유가증권의 상장을 희망하는 발행회사와 주식회사 한국거래소 사이에 사법(私法)상 계약인 상장계약을 체결하여 상장이 이루어지는 것, 상장을 사법상 계약관계로 이해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다1753 판결).


물론 반대의 견해도 존재합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관련 업무를 금융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는 국가 사무의 일부로 보고, 자본시장법에 의해 한국거래소에 위탁된 공무로 상장은 공법관계에 해당하고, 상장폐지는 처분성을 갖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들 견해와 관련하여 상장 및 상장폐지 등의 업무 를 국가사무로 볼 법률상의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참고] 독일의 경우에는 거래소가 공법상 영조물법인에 해당하여 상장허가기관의 상장허가의 취소 및 철회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고, 영국의 경우에도 거래소의 조치를 행정소송의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에는 우리와 같이 거래소와 상장법인간의 관계를 민사상 계약관계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일방적으로 마련한 상장규정은 약관!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또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등을 마련하여 상장의 요건, 상장유지의 요건 등을 자세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장규정은 자본시장법 제390조에 근거하여 마련된 규정입니다.


상장이 계약관계라면 과연 법률의 규정에 따라 마련된 상장규정은 어떤 성격을 가지는 것일까요. 상장을 계약관계로 이해하는 이상, 한국거래소가 자본시장법의 규정에 따라 제정한 상장규정은, 자본시장법(구 증권거래법)이 자치적인 사항을 스스로 정하도록 위임함으로써 제정된 주식회사 한국거래소의 자치규정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상장계약과 관련하여서는 계약의 일방당사자인 주식회사 한국거래소가 다수의 상장신청법인과 상장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 즉 약관의 성질을 갖는다고 이해됩니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다1753 판결).


만일 상장을 공법관계에 해당한다고 이해한다면, 상장규정은 행정기관이 제정하는 일반적, 추상적인 규정으로서 법령의 위임에 따라 그 규정의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가지면서 그와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에 해당한다고 보아야겠지만, 대법원은 그와 같은 해석을 정면으로 배척하였습니다.


분량 관계로 이번 편은 상장의 법적성격을 소개해드리는 정도로 마무리하고, 다음 편에서는 상장폐지의 위기가 발생한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하여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D.CODE법무법인 디코드

김 주 현 파트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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